커피 블로그
커피 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한다. 커피와의 인연을 짧지 않다. 20대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핸드드립이라는 걸 처음 맛보고 놀랐다. 1990년대 후반,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그 당시는 한국에 핸드드립을 내려 주는 카페가 있었을까? 있었다해도 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은 달랐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주는 카페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일본인들은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했다. 칼리타, 하리오 같은 회사들이 핸드드립 제품을 1950년대부터 만들어서 팔았으니 그 수요와 공급을 생각해 보면 카페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핸드드립을 접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유학가 오래 살다가 한국으로 귀국해보니 한국에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들이 있었다. 집근처에는 없어 안국동까지 가거나 물어물어 핸드드립을 잘한다는 카페를 알아내 찾아가곤 했다. 핸드드립 한 잔 마시려면 시간도 그렇고 비용도 비싸고 날을 잡아야 한다는 게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핸드드립 한 잔 내려 먹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어 나름 전문가라는 사람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커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커피를 알면 알수록 흥미로왔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배운터라 더 알고 싶어 져 관련 서적들을 모아 읽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책을 주문하고 한국에서도 관련 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과는 달리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아직 커피 전문가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때부터 커피 원두를 사서 로스팅도 직접 해보고 핸드드립도 품종별로 마셔보면서 커피맛에도 눈이 뜨이고 커피를 둘러싼 수많은 역사, 유래, 원두의 종류, 제품, 나라별 특성 등등 관심이 더해졌다.
지금 사는 곳은 미국이다. 이곳도 나름 커피 천국이다. 커피 생산지가 대부분 아프리카나 남미에 있다면 생두를 수입해 그것을 전 세계로 보급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로스팅회사나 전 세계 커피 보급 국은 미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커피 원두 로스팅 회사와 카페가 있으며 커피 머신 브랜드도 많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커피 머신 하나 사려면 파는 곳도 많지 않았지만 수입 기계라 상당히 비싸서 비용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처럼 커피 스토리는 나에게 오랜 친구 같은 존재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수많은 원두를 마셔 보면서 "이런 원두 한국 사람들도 마시면 좋겠다"를 늘 생각한다. 아는 만큼 마실 수 있는 것이 커피이고, 알수록 재미있는 게 커피이다. 이것이 커피 스토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앞으로 커피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 지 모르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애호가라면 함께 커피도 마시면서 함께 즐기고 싶어 커피 스토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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